34 Untitled 72.5x91cm Oil on canvas 2021 Painting

- 색채 추상과 표현주의 추상의 경계 위에서 스스로를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감수성, 느낌의 기억들이 주제가 된 순수 색채추상 전시회. 우리 삶을 견디게 하는 기억들을 표현주의 양식의 선과 색 그리고 형태들로 표현한 작가의 회화작품들은 심지어 관객인 우리를 전율하게 만들고 과거와 미래의 삶을 꿈꾸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와 같은 소통의 감정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작품들이 하나 같이 사실적 디테일을 포기하고 대신 완성이 아닌 과정 중의 형상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내내 완성보다 진행 중인 과정(process)의 작업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언급은 결국 작품을 완벽한 설명으로 마무리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개입할 수 없는 상태 즉 수동적 태도로 몰입하게 하는 진부한 전통에서 탈피해있다는 사실을 확인케 한다. 뿐만 아니라 작가는 작품들의 제목을 한결같이 "무제"로 한다고 고집스레 주장했다. 이 주장은 작품을 관객들을 위해 미결정적 열린 상태로 놓아두기 위함이란 뜻이다. 놀라운 판단력이다. 개인전으로 보건대, 상당한 분량의 작품들을 설치한 그는 시종일관 자아의 순간적 직관을 훤히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그 어느 작품에서도 확정되거나 완성으로 끝막음을 한 경우를 보여주지 않는다. 미완성의 과정이 살아았음의 진행형이고, 모든 무제의 타이틀이 관객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보장해주는 장치 내지는 능동적으로 느끼고 발견하게 하는 장치라면, 작가의 이런 예지력 앞에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서정옥 작가의 회화는 추상 형식으로 형태의 파괴와 재구성을 반복한다. 작가의 자아가 과정적인 사고에 기초해있다 보니, 양식적으로는 감정이 여울지며 연속되는 비고정적 추상표현주의 계열에 자리잡고 있다. 이와 같은 회화적 취향은 당연하게, 우연히 가라앉거나 잃어버린 기억들을 의식 수면 위로 떠올리는 작가의 제작의도와 너무도 잘 부합한다. 작품을 주관적으로 구상하는 그는 매번 직관으로 색과 선을 선택하며, 즉흥적이거나 우발적으로 얻는 선과 형태를 취한다. 유기적 형태와 다양한 성격의 선들의 반복은 또한 회화의 과정을 근본적으로 생명의 질서 속에서 이해하려는 의도를 짐작케 하기도 한다.

Painting:Oil on Canvas

Original:One-of-a-kind Artwork

Size:35.8 W x 28.5 H x 0.1 D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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